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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셰익스피어로ㅡ그리스ㆍ로마 비극과 셰익스피어 비극의 비교
로라 젭슨 지음/이영순 옮김
신국판
216면
13,000원
2017-02-15
이 책은 1946년부터 1978년까지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텔러허시 소재) 비교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던 로라 젭슨의 책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아이스킬로스와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세네카, 셰익스피어는 오랜 세월에 걸쳐서 수많은 연구자에 의해 극작가 개인은 물론이고 그들 각자의 작품 하나하나에 대해서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고 다각적인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때문에 그들 모두를 하나의 주제로 연결하여 한 권의 책자에 담아낸다는 것은 무모할 만큼 대담한 시도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젭슨은 아이스킬로스와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와 세네카,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흐트러짐 없이 비교하여 고전에서 르네상스로 이어지는 문화사적 흐름을 통시적으로 파악하는 데 유용한 지침 하나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스와 로마, 르네상스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극작가 군을 비교함에 있어서 젭슨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분석의 기준으로 삼는다. 짧지만 최초의 문학비평서로서 희곡 분석을 위한 유용한 지침이 되는 『시학』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다수의 비평이론이 포함되어 있다. 그 가운데 젭슨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에토스 사상에 초점을 맞추어 그리스와 로마,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비극의 윤리적 양상들”을 비교한다.
이 책은 세상에 나온 지 십수 년이 지난 책이지만 진부함이 느껴지기는커녕 읽을 때마다 그리스의 위대한 비극에 대해서, 네로의 위험한 시대를 곡예하듯이 살았을 세네카의 유혈 낭자한 비극에 대해서, 인류가 낳은 가장 위대한 극작가라는 명성이 지극히 당연하게 여겨지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에 대해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 준다. 문학은 결국 인간에 관한 이야기이고, 인간의 본질은 곧 아리스토텔레스가 에토스로 규정한 성격에 기초한 것이다. 그리스 · 로마의 극작가들과 셰익스피어가 제시한 비극적 인물의 에토스를 살피는 일은 어쩌면 우리 자신의 본질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들어가는 말
옮긴이의 글
■ 1장 비극 속의 에토스
■ 2장 시적 정의
『오레스테스』 삼부작과 『맥베스』
■ 3장 시적 아이러니
『오이디푸스 왕』과 『오셀로』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와 『리어 왕』
『안티고네』와 『햄릿』
■ 4장 파토스
『히폴리토스』와 『로미오와 줄리엣』
■ 5장 낭만적 아이러니
『바쿠스의 여인들』과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 6장 금욕주의
『헤라클레스』와 『줄리어스 시저』
찾아보기
그리스 · 로마 비극의 용어들
지은이 로라 젭슨 Laura Jepsen
로라 젭슨은 미국 플로리다주 텔러허시에 위치한 플로리다 주립대학 비교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그리스 · 로마 고전과 셰익스피어 희곡을 가르쳤다. 특히 셰익스피어는 플로리다 주립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시절은 물론,1995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사망할 때까지 그녀 인생 전체를 지탱하는 삶의 지지대 역할을 하였다. 셰익스피어가 젭슨의 삶에 어느 정도로 큰 영향을 끼쳤는지는 그녀가 평생을 보낸 리치게이트 하우스(Lichgate House)로 불리는 그녀의 집을 방문해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우람한 참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찬 텔러허시의 하이로드 숲속에 지어져 있는 젭슨의 리치게이트 하우스는 온갖 식물들과 화초들로 에워싸인 모습이 한눈에 보아도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에 나오는 아든 숲을 연상시킨다. 에어컨조차 설치되지 않은 이 집에서 젭슨은 셰익스피어의 낭만희극 속의 여주인공들처럼 청량하고 정결한 일상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젭슨의 사후에 리치게이트 하우스는 그녀의 유지를 받든 제자와 지인들에 의해 플로리다주 정부에 헌정되었고, 주 정부는 그 집을 <로라 젭슨 기념관>으로 만들었다. 지역 문화에 기여할 목적으로 매주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주민들에게 개방되는 <로라 젭슨 기념관>은 <어린이를 위한 셰익스피어 정원>과 지역사회의 기념행사나 워크숍을 위한 <야외 교실>로 꾸며져서 인근의 초, 중고생들은 물론이고 플로리다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셰익스피어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옮긴이 이영순
전북대학교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영문학 석사 · 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부터 현재까지 배재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학교(블루밍튼 캠퍼스) 비교문학과 방문 교수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연구하였다. 역서로 『신화의 미로 찾기 1』(2000), 『신화의 미로 찾기 2』(2002), 『융과 셰익스피어』(2006), 『그리스 신화, 그 영원한 드라마』(2008), 『영미 드라마의 길잡이』(2013)가 있으며 셰익스피어와 현대 영미 희곡 및 신화, 영화와 관련된 다수의 논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