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국교회를 신봉했던 제임스 왕 재임 기간(1603-1625) 중에 가톨릭교도들이 당한 핍박은 메리 여왕 재임 기간(1553-1558)에 국교회 성직자가 당한 것보다 그 도가 더 심했다. 당대 영국 왕실이 왕권을 보호하기 위해 법의 이름으로 자행한 잔혹한 처형들 중 일부는 사실상 법을 빙자한 국가적 폭력이었다. 1605년에 ‘폭약음모사건’이 발생한다. 왕과 의회 의원 전부를 폭사시키려 했던 예수회(Jesuit) 사제들의 이 테러 계획은 로마 가톨릭 교도들에게 오랜 세월에 걸쳐 자행되었던 국가 권력에 대한 항거였으며 가톨릭 고토(故土)를 회복하려는 염원의 폭력적 수단이었다. 절대주의 왕정은 영국 국민 전부가 영국 국교로 개종하기를 강요했고 이에 반대하는 구교도들은 벌금에 처해지든지 투옥, 고문, 처형 등을 당했다. 

『맥베스』는 이 엄혹했던 시대상을 담고 있는 극이다. 검열을 피해 살아남을 수 있는 수단은 은유였다. 『맥베스』는 은유에 대한 극이다

-작품설명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