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는 『헨리 6세 2부』에서 1445년에서 1455년을 배경으로 런던 궁중에서 왕과 공신들이 끊임없이 옥신각신하며 갈등을 겪고 음모를 꾸미는 등 실제 일어난 다양한 사건을 긴장감 넘치게 묘사하고 있다. 그는 『헨리 6세 2부』에서 국사보다는 종교에 심취하여 경건하며 주위에 잘 휩쓸리는 유약한 헨리 6세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지만 비극의 주인공처럼 자신이 처한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심오한 사색과 자기반성 등을 하는 모습은 그려내지 않는다. 오히려 극의 시작부터 글로스터를 영국의 명예와 국가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애국적인 인물로 부각시켜 극의 중심이 헨리 왕이 아닌 글로스터에게 있음을 보여준다. 셰익스피어는 한편으로는 실제 사건 묘사를 통해 다양한 인물들이 벌이는 다양한 사건과 그들의 이해관계를 잘 드러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1450년 높은 조세로 반역을 일으켜 영웅적 존재로 부각한 잭 케이드를 이 작품에서는 일종의 어릿광대로 그리고 실제 사건이나 인물, 발생한 날짜 등을 변경하는 등 상상력을 발휘하여 자신만의 작품으로 완성해 낸다. 특히 잭 케이드 사건은 코믹한 장면으로 묘사되어 셰익스피어 사극의 특징인 부플롯 인물들의 희극적인 요소를 잘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셰익스피어는 사료들을 통해 시기에 상관없이 극적 갈등과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재구성하는 극작술을 이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작품설명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