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 미국 사회에 비판적이었던 이디스 워튼, 문학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했던 여성 문학가
워튼이 살던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는 산업과 경제 구조의 변화와 함께 여성의 입지가 급격한 변화를 겪은 시기였다.
수공업 시대에서 대량 생산 시대로 접어들면서, 집 밖으로 산업 현장이 이동하자 여성들은 이제 남자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존재로 변화하였다.
가정 밖의 세계가 사실상 봉쇄된 당대의 중산층 여성들에게 결혼은 경제적 사회적 생존을 보장하는 유일한 선택이었다.
워튼은 급변하는 시대에 경제 사회적인 거래로 더욱 변질되는 결혼 제도 내에서, 생존의 기반이 되는 남편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여성들의 비참한 처지를 냉정하게 드러낸다.
이 책에서 워튼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그리 행복하지 못한 결혼 양상들을 살펴보는 이유는 좀 더 행복한 결혼 생활,
그래서 더 나아가 좀 더 나은 삶을 가꾸어가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또한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의 삶에도 그런 문제와 갈등이 그대로 상존하기 때문일 것이다.
더군다나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초래한 전대미문의 사태까지 겹쳐서 출구 없는 막다른 곳에 갇혀 있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 ,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에게 출구를 모색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믿음이 있다.
워튼이 도태하지 않고 사회의 흐름에 앞서 나가기 위해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를 찾아보는 작업은 그녀가 우리에게 어떠한 삶의 자세를 요구하는지 다시 한 번 숙고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