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문화연구소 총서 003

전남대학교 대학원 영문학과에서 문학에 대한, 특히 소설에 대한 꾸밈없는 애정을 가진 문학 애호가들은 함께 모여 읽고, 생각하고, 토론하며, 문학을 경험하는 것을 즐겨왔다. 2013년부터 헨리 제임스 독회를 구성하여 그의 소설을 함께 읽으며, 거기에 살아있는 그의 감정과 생각에 공감하거나 비판하고, 그것이 제시하는 사회 현상을 따져 파악하고, 그의 글의 스타일이 가진 힘과 가치를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져온 이들이 문학적 체험의 결과물로 이 책으로 출간했다.

여기에서 다루고 있는 작품들은 헨리 제임스가 남긴 방대한 저작들 중 8편이다. 저자들 각자가 연구하고자 하는 작품과 주제를 자유롭게 정하였는데 모아놓고 보니 『미국인』부터 『대사들』에 이르기까지 헨리 제임스의 초기 · 중기 · 후기 대표작들이 고루 포함되어 있어 이 책의 의미를 더했다. 각각의 작품에 대한 연구 주제 또한 개인 의식의 문제부터 사랑과 결혼, 자녀 양육 등의 가족 문제, 사회와 문화 현상, 서술 기법에 관한 것까지 고르게 다루어져 그 자체로 헨리 제임스의 작품이 품고 있는 주제와 소재의 풍요로움을 방증했다.

제임스에게 동화되어, 그의 눈과 마음에 비친 세상과 삶을 바라본 경험은 학문의 영역을 넘어, 그리고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넘어 문학을 누리는 호사였다. 함께 읽고 연구하는 동안 그의 세련된 문체와 인간 의식에 관한 날카로운 이해가 필자들을 내내 감동시켜 왔듯이, 이 책을 통해 제임스의 작품이 궁금해져 직접 읽어보고 싶어지는 독자가 생기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