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희극에는 언제나 다양하고 재미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얼핏 단순한 줄거리로 보이지만 얼기설기 엉켜져 있는 여러 사건들과 소동이 다채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하며 그 배후의 의미를 다시금 곱씹게 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 극도 말괄량이를 길들인다는 주제가 여러 변주를 거쳐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이 극이 비록 극작가의 초기 작품이고 희극이지만 전혀 단순하지 않고 퍼즐 조각들이 맞춰지는 것처럼 점점 새로워지고 의미가 계속 불어난다는 사실을 접할 때마다 매번 느낀다.
이 극의 서막에서 슬라이가 관람하는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안에는 페트루치오가 캐서리나를 길들이는 플롯과 함께 또 다른 극중극처럼 문학선생을 자처하며 비앙카에게 사랑을 속삭이며 구애하는 루첸티오의 길들이기가 또 다시 반복된다. 그래서 극 속에 극이 설정되어 있고, 여기에 또 다른 극중극이 이중 삼중 빠져 들어가게끔 구성되어 있다. 서막에서 영주가 슬라이를 골리는 장면이 페트루치오가 캐서리나를 길들이는 방식과 맞닿아 있고, 길들이기는 또 한 번 루첸티오가 비앙카에게 구애하는 장면과 병행을 이루며 다양한 길들이기의 행위가 펼쳐지는 것이다. 구조의 복잡함은 곧 내용상의 의미에도 다양성을 불러일으킨다.
-옮긴이의 글 중에서
서막 1
서막 2
1막
2막
3막
4막
5막
작품설명
셰익스피어 생애 및 작품 연보
방승희
성신여대 영문과 학사, 동대학원 영문학 석사, 동국대 영문학 박사(셰익스피어 전공)
현재 국민대 교양대학 조교수, 한국고전르네상스영문학회 ․ 한국셰익스피어학회 총무이사 역임
주요논문: 「셰익스피어 극중극의 의미와 효과」, 「극중극의 이중구조: 극중 관객 햄릿」, 「깨어진 환상: 리처드 3세의 극중극」, 「이아고 극에 잠식된 극중 관객 오셀로」, 「극중극의 효과를 통한 극중 관객의 인식: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중심으로」, 「극중극으로서의 역할 놀이: 십이야의 비올라와 말보리오의 경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