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5세』는 이전 사극 작품들이 전쟁을 전면에 다루고 있더라도 군주를 비롯한 지배 계층의 정치 담론 중심으로 쓰인 것과 달리 전쟁의 명분에 대한 확신이 없는 대중이 그들에게 부과되는 지배층의 요구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저항하는 모습과 전쟁에 대한 불안을 보여준다. 또한 지배 계층이 전쟁이라는 국가의 위기에 직면하여 국민적 통합을 이루려는 염원이 이상에 불과한 것임을 드러낸다. 결국 대영제국을 형성하려는 제국주의적 기획이 의문의 여지없는 국민적 일치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라 많은 모순과 갈등을 내포하고 있음을 이 작품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이러한 모순과 갈등은 16세기 말 아일랜드와 영국과의 전쟁이 한창인 시기에 작품의 배경인 15세기 프랑스의 전쟁터에서 계층 간의 갈등과 이데올로기의 균열로 표현된다.
결론적으로 셰익스피어는 프랑스 전쟁의 정당성에 대해 비판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평민을 등장시킴으로써 영국의 아일랜드 정책과 전쟁의 필요성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표명한다. 에섹스의 아일랜드 원정에 대한 불안감과 전쟁에 지친 대중의 피로감에 대한 작가의 인식은 작품에서 영국의 팽창주의에 대한 대항 담론을 생산해 내게 된다. 한편으로 작가가 『헨리 5세』 이후로 더 이상 사극을 쓰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군주와 그가 일으키는 전쟁을 애국적인 측면에서 전폭 지지함으로써 당시 관객들의 자기만족적인 기대에 부응하는 작품을 쓸 수 없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작품설명 중에서
프롤로그
1막
2막
3막
4막
5막
에필로그
작품설명
셰익스피어 생애 및 작품 연보
최경희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동대학원 영어영문학과 석・박사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어학교육원 교수